겨울캠핑을 처음 갔을 때 저는 난방부터 생각했습니다.
난로 출력, 연료 지속 시간, 일산화탄소 경보기까지 챙기면 준비 끝이라고 믿었죠. 막상 밤이 되자 상황은 전혀 달랐습니다. 온도계는 분명 영상인데, 몸은 계속 식고 있었습니다. 발끝부터 차가워지고, 허리 쪽이 먼저 굳어가더군요.
이때 느낀 게 하나 있습니다.
겨울캠핑은 따뜻하게 만드는 싸움이 아니라, 체온을 빼앗기지 않는 싸움이라는 점이었습니다.
난로가 있어도 추운 이유
난로는 분명히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텐트 안 공기도 미지근했죠. 그런데 가만히 앉아 있으면 찬 기운이 계속 스며듭니다. 원인을 찾다 보니 바람이었습니다. 텐트 하단, 지퍼 주변, 이너와 플라이 사이 틈으로 찬 공기가 끊임없이 들어오고 있었어요.
바람은 생각보다 무섭습니다. 공기 온도보다 체온을 훨씬 빠르게 빼앗습니다. 그래서 난로 성능을 올려도 체감온도는 좀처럼 올라가지 않습니다.
바람 차단이 안 되면 체감온도는 무너진다
이후 캠핑에서는 순서를 바꿨습니다.
난로를 켜기 전에 먼저 바람부터 막았습니다.
- 텐트 스커트 제대로 덮기
- 지면 냉기 막기 위한 매트 겹치기
- 출입구 방향을 바람 반대쪽으로 조정
- 이너텐트 틈 최소화
이렇게만 해도 내부 공기가 달라집니다. 같은 난로, 같은 연료인데도 공기가 훨씬 안정됩니다. 몸이 덜 움츠러들고, 밤에 뒤척이는 횟수도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겨울캠핑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 하나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기준이 생겼습니다.
난방은 ‘보조 수단’이고, 바람 차단이 ‘기본 조건’이라는 기준입니다.
바람이 막히면 작은 난로도 제 역할을 합니다.
바람이 뚫리면 어떤 고급 장비도 소용없어집니다. 이 차이는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잘 와닿지 않지만, 한 번 경험하면 장비 선택 기준 자체가 달라집니다.
처음 겨울캠핑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겨울캠핑을 앞두고 있다면, 가장 먼저 이렇게 점검해보세요.
“내 텐트는 바람을 얼마나 막아줄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답이 없으면, 난로부터 사는 건 순서가 아닙니다.
바람을 막아주는 구조, 지면과 몸을 분리해주는 구성부터 잡아야 겨울캠핑이 ‘버티는 캠핑’이 아니라 ‘쉴 수 있는 캠핑’이 됩니다.